독서노트

헝거게임 시리즈, 책과 영화 다른 점 -2. 미세하게 다른 부분(1)

.410 2020. 7. 25. 23:04

헝거게임 시리즈의 책과 영화의 큰 줄거리, 사건의 흐름은 같다. 그러나 아주 미세하게 다른 부분들이 있는데 내 기억에 남은 그 약간 다른 부분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조공인들이 훈련할 때 입는 옷

헝거게임 참가 전 조공인들은 트레이닝 센터에서 함께 훈련을 받는다. 영화에서는 이 때 모든 조공인들이 같은 옷을 입고 훈련에 임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출신 구역의 번호가 쓰인 천만 달렸을 뿐 구역마다 다른 옷을 입고 심지어 같은 구역이더라도 다른 옷을 입는다.

 

"다들 출신 구역의 번호가 쓰인 네모난 천을 셔츠에 달고 있다. 누군가가 내 등에 12를 다는 동안, 나는 재빨리 상황을 고려해 본다. 서로 비슷한 옷을 입은 조공인들은 나와 피타뿐이다."

 

2. 조공인들의 준비팀

옷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조공인마다 준비팀이 붙는다. 즉, 같은 구역의 남녀 조공인이라 하더라도 각각에게 준비팀(스타일리스트 4명)이 생긴다. 영화 볼 때는 캣니스와 피타가 항상 비슷한 옷을 입고 퍼레이드에 나서서, 시나가 12번 구역을 모두 맡았다고 생각했는데, 시나는 캣니스의 준비팀 책임자이고 피타에게는 '포샤'의 팀이 있다.

 

"어쨋든, 자아, 캣니스! 개회식 의상에 대한 얘긴데. 내 파트너 포샤가 너랑 같이 온 아이 피타의 담당 스타일리스트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은 너희 둘에게 서로 어울리는 옷을 입히면 어떨까 하는 거야."

 

"나와 포샤는 광부 옷은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었다고 생각하거든."

 

3. 최고 게임 운영, 세네카 크레인

영화, 특히 1편에서는 멋드러진 수염을 가진 세네카 크레인이 꽤 자주 화면에 등장한다. 장미공원에서 대통령 스노우와도 대화하는 장면, 시청자들을 위해 로맨스를 활용하라는 헤이미치와의 대화 장면, 헝거게임 중간중간 게임 운영실에서 지휘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스노우가 보낸 독딸기 접시를 마주하는 장면 등.

그런데 책 속에서 세네카 크레인은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다. 다만 게임 운영자가 게임을 어떻게 조작하는지에 대한 캣니스의 유추만 있을 뿐이다. 책은 캣니스의 1인칭 시점이고, 캣니스와 세네카 크레인이 직접 대면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가끔씩 게임 운영자들이 조공인을 죽이는 일도 일어나지만 그것은 참가한 조공인들에게 그 사실을 상기시켜 주기 위함일 뿐, 대부분의 경우 운영자들은 참가자들이 서로 마주치도록 조작한다. 그러니 나에게 불덩어리가 날아오지 않는다는 건 곧, 근처에 최소 한 명이라도 다른 조공인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1편 '판엠의 불꽃'에서는 세네카 크레인이라는 이름 언급 자체가 없으며 2편 캣칭 파이어 초반에서야 등장한다. 스노우 대통령에 캣니스네 집에 찾아 갔을 때.

 

"만약 최고 게임 운영자인 세네카 크레인이 조금이라도 생각할 머리가 있었다면 그 순간 자네를 날려 버렸을 텐데. 불운하게도 감상적인 생각이 벌컥 들었던 거지. 그래서 자네가 지금 여기 있는 걸세. 세네카 크레인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겠나?"

 

또한, 세네카 크레인 및 플루타르크가 헝거게임을 지휘하는 게임 지휘실은 영화 속에서 완전히 창작된 공간이다. 소설 속에서는 게임 운영자들이 어떻게 하겠지라는 캣니스의 생각만 있을 뿐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프로그래밍하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은 전혀 없다.


4. 마법같은 약의 효과

영화 속에서 은색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약은 바르자마자 바로 낫는 마범의 약인 것처럼 묘사된다. 그런데 책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 물론 캐피톨의 첨단 기술이 들어간 약이지만 그러한 마법같은 효능은 없다. 첫 번째 헝거게임에서 캣니스가 화상을 입었을 때 약을 바르고 바로 낫지 않고, 약을 바른 후 다음날 고통만 진정되는 효과가 있고, 게임 진행 중 계속 덧바른다. 

 

"회색의 아침 햇살에 내 손을 비춰 본다. 화난 듯 붉게 달아올랐던 부분들이 약 덕택에 모두 아기 피부 같은 분홍색으로 변해 있다. 다리는 아직 불타는 듯하지만, 어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은 곳까지 뜨거움이 느껴졌었다. 약을 한 번 더 바르고서 재빨리 짐을 싼다."

 

5. 피타의 다리

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니 떠오른 미세하게 다른 부분 또 하나. 첫 번째 헝거게임에서 피타는 다리 부상을 얻는다. 그리고 둘의 로맨스 역할로 스폰서가 보내준 수프와 캣니스가 코뉴코피아에서 얻어 낸 약으로 피타가 기운을 차린다. 영화와 달리 책에서는 이 때 피타의 부상이 꽤 심각했어서 피타는 우승 후에 캐피톨로 돌아가서 수슬을 통해 다리 한쪽을 절단하고 의족을 착용한다.

 

"시저는 자연스레 대화를 우리가 경기 중에 입었던 상처 얘기로 돌렸다. ... ...방송 중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게 만드는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시저가 피타에게 '새 다리'는 어떠냐는 질문을 할 때다.

-"새 다리?"

나는 이렇게 말하며, 참지 못하고 팔을 뻗어 피타 바지 밑단을 들춰본다. 다리 대신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된 장치가 있는 것을 보고 '아, 안돼!'하고 속삭였다."

 

6. 루의 사랑스러움

루는 영화에서도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등장하지만, 책으로 읽으면 루의 사랑스러움이 진짜 많다. 캣니스가 루에게서 프림을 보는 것처럼, 루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루가 결국 죽을 때 더 마음이 아팠다.

 

"루는 초원에서 자라는 작고 노란 꽃의 이름이다. 루. 프림로즈. 둘 다 흠뻑 젖은 채 체중계에 올라가도 30킬로그램도 안 되겠지."

 

그리고 영화에서는 캣니스가 추적말벌집을 떨어뜨리느라 벌에 쏘였을 때 루가 덮어준 약초이불을 덮은 채로 깨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책에서는 캣니스는 쓰러진 채로 혼자 있다가 혼자 깬다. 그리고 깨어난 이후에 마주친 루가 도와준다.

 

"'벌에 쏘인 곳 내가 고쳐줄 수 있는데.'

-그래? 어떻게?

루는 가방을 뒤져 잎사귀를 한 움큼 꺼낸다. 엄마가 쓰시던 잎사귀와 같은 잎사귀인 게 거의 확실하다."

 

그리고 루와 캣니스가 동맹을 맺고 다닌 기간은 영화에서처럼 하루 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더 오래 함께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그리고 함께 대화하며 캣니스는 11번 구역에 대해 알게 된다. 11번 구역은 12번 구역보다 훨씬 더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는 등.

 

"루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아주 흥미롭다. 우리 구역 밖의 사람과는 거의 이야기해 볼 일이 없었으니까."

 

"'잠은 어디서 자? 나무 위에서?'

루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재킷만 입고?' 루는 여분의 양말 한 켤레를 들어 보이며 대답한다. '손에 이거 끼고 자.' 나는 이제까지 밤이 되면 얼마나 추웠는지를 생각해 본다. '너만 괜찮으면 내 침낭에서 같이 자자. 우리 둘이 들어가도 넉넉할 거야.'

내 말에 루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그 애가 감히 바라지조차 못했던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루 너무 귀여워ㅠㅠ

 


어우 힘들어.

나머진 나중에 정리해야겠다.